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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양이 많아서인지 어느정도 저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컵의 바닥을 티스푼으로 긁어보니 설탕이 남아있었음을 알수 있었다.

"뭔가를 액체에 녹일때는 별 모양으로 젓는게 빠르다고 했었던가."

어디선가 슬쩍 본 토막상식을 떠올리며 별 모양을 그리며 티스푼을 휘저었다.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기분탓인지는 모르지만 설탕은 금새 커피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나는 완성된 특제 -라기엔 매우 간단했지만- 설탕 커피를 한모금 들이켜 그 단맛을 느끼고는 만족스런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달아서가 아니야. 단지 내 뇌에 충분한 당분을 전달할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 거라고."

이 천재님이 단지 몸의 화학 반응, 호르몬의 분비나 뇌의 전기적 자극에 의한 감각이나 감정 따위에 동요하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

"아앗 뜨거! 이런 빌어먹을...!"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커피를 한번에 너무 많이 들이켜 버렸잖아! 아.. 혀 다 데었겠네...

크흠, 아무튼... 이틀, 오늘까지 포함하면 도합 3일을 꼬박 밤새워 연구한 결과물, 볼텍스!

이것은 전투 중 나의 뛰어난, 아니 천재적인 두뇌가 영감을 받아 고안한 오버 테크놀로지의 트랩 장치이다.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의 물체들을 빨아들인다. 물론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물체를 흡수해 소멸시켜 버린다던가 그런건 아니지만, 살아 움직이는 적 또한 이 볼텍스에 저항하지 못한채 끌어당겨져 그 몸을 제어할수 없게된다.

말 그대로 무력화.

무력화란 효과만 본다면 바스티유보다 효과가 비슷하다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적들을 볼텍스의 위치로 끌어모을수 있기 때문에 순식간에 적들을 몰살시킬수 있다.

출력에 따른 흡수 범위나 지속 시간, 흡인력은 아직 만족할만큼 테스트를 해보지 못하였다.

그것도 그런 것이 여기는 실내, 리셋이기 때문이다. 큰 규모의 실험은 불가능하다.

이틀 전 오디스를 시켜 리셋을 지구에 향하게 한것도 실외에서 볼텍스의 마지막 최종점검과 출력 테스트를 하기 위함이었다.

"오디스, 지구 도착까지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지?"

"지구 도착 예정 시간까지 앞으로 15분 남았습니다, 오퍼레이터."

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다. 이 리셋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관장하는 인공지능, 세팔론인 오디스이다.

"딱 좋은 타이밍이야. 막 새로운 트랩 장치의 실험이 끝났거든. 피곤하긴 하지만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마무리를 지어버려야겠어."

"오, 드디어 완성된 것입니까? 예상보다도 빠르군요. 오페레이터가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이 오디스도 //고통--기쁩니다."

...오디스는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동면장치에서 깨어나기 전의, 아니 잠들기 전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머나먼 과거의 전쟁에서 기억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손실이나 결함이 일어난 모양이다.

언젠가 이 천재님이 손을 봐줘야 할텐데... 왠지 손이 가질 않는다.

"일단 미리 슈트를 입어둘까."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워프레임 슈트를 입고서 실험하지는 않는다. 실험을 할때는 슈트가 아닌 입고 움직이기 편한 작업복과 용접모를 착용하는 정도이다.

나는 앞으로의 볼텍스 실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슈트를 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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