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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적막함을 깨부수기 위해서 바닥에 널브러진 아이템을 줍느라 정신없는 로키를 향해 엑스칼리버가 먼저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직 서로 통성명을 안 했네요."
"통성명? 우리 저번에 말도 안 하고 미션 했었나요?"
로키가 아이템을 줍다가 쓸모없는 돌이 잡혔는지 돌을 저만치로 집어던졌다.
아무것도 안 했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젓고는 엑스칼리버가 로키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 이름은 로이라고 해요."
로이가 입을 열자 로키는 품에 잔뜩 안고 있던 아이템들을 내려놓고는 몸에 묻은 흙먼지를 이리저리 털더니 특유의 "에흠."하는 소리를 내며 로이를 바라봤다.
"내 이름은 알피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름은 고대 지구에서 방영됐었던 영상매체물에서 따왔어요. 알피란 존재의 또 다른 이명은 [스토마게돈:어둠의 군주]더군요."
로이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알피가 낫겠네요."하고 알피를 쳐다보자 알피도 그렇게 부르는 게 좋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텐노들이 장기간의 냉동 수면상태에 있었기에 모두들 기억이 흐릿하기에 각자 스스로가 새 이름을 정해서 서로를 불렀다.
지금이야 부르기 이상하지 않은 이름을 붙이는 게 정상적인 게 됐지만 먼저 깨어났던 텐노들은 아주 간단한 사물의 이름을 스스로에 붙이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어색한 인사를 하고 나서 둘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상자를 찾아다녔다.
알피가 아이템들 잘 모으다가 귀찮아져서 누워서 잘라치면 로이가 뉴로드를 찾아야한다며 여기 이 상자에서 나온 아이템을 먹으라고 웨이포인트를 하도 열심히 찍어버리는 통에 알피도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제 탈출구에 다다르자 가파른 절벽이 보였다.
"여기 우리의 추억이 깃든 곳이네요." 알피가 행복했다는 한숨을 내쉬며 로이를 바라봤지만 로이는 팔짱을 낀채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알피를 바라봤다.
"추억이라고 말할 것도 없고 그냥 당신이 날 죽이려고 했던 과거가 깃든 곳이죠." 그가 고개를 저으며 싫다는 표현을 했다.
"나에게 죄가 있다면 떨어져도 몸이 멀쩡해서 남들도 그런가? 하는 실험정신으로 당신의 등을 떠민 죄 밖에 없어요. 어쨌든 안 죽고 잘 살아남았으니 다행이지 아닙니까?"
"내가 그 때 가까스로 기어올라왔으니 망정이지 당신 정말 그날 날 죽일뻔 했어요."
로이가 알피에게 삿대질을 하며 올라오는 화를 억누르며 말을 했고 알피는 어찌됐든 살아남았으니 다행이지 뭐 하듯이 로이의 얼굴을 착착착 때려주고 먼저 앞에 나서며 걸어나갔다. 알피의 행동에는 최소한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로이는 따지듯이 물었다.
"여태까지 그런 식으로 다른 분대원들 상대로 실험을 했나요? 매번 다른 미션에서? 의견도 안 묻고?"
로이가 알피에게 쏟아붓듯이 질문을 하자 알피는 진정하라는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침착하게 대답해나갔다. 이 친구 의외인 면에서 열정적으로 물어보는구먼 하는 생각이 알피의 머릿속에 스쳐갔지만 이내 집중하고 대답을 했다.
"네." 간결하게 답하고 제대로 설명을 하기 위해 손가락 하나하나를 펴가며 설명했다.
"첫 번째로 의견 물어봤자 자기 몸 갈려나가는데 찬성하는 텐노는 없을 것이며 두 번째로 생존을 제외한 모든 미션에서 한 번씩 시도했어요. 생존에서는 나도 살아야하니까.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 다른 분대원들한테만 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한테도 실험해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