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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로이를 상대로 여태까지 자기가 품어왔던 모든 의구심들을 풀어놓았다. 수면장치 들어가기 전 우리들은 과연 어떤 신분에 어떤 인종에 어떤 직업을 가진 인간들이었을까? 우리에게 일어난 실험은 뭐였을까? 왜 우리는 입이 없는데도 서로 말이 통하는 걸까?
우리는 왜 음식 섭취가 안 필요할까? 입이 없어서 그런가? 게다가 도대체 로터스란 존재는 누구인가? 왜 그녀는 우리들을 구해줬는가? 사방이 우릴 해체하고 껍질 가죽까지 벗겨서 팔려고 안달인 놈들밖에 없는데 그녀를 믿어야 할까?
알피가 의구심 풀어놓으면서 뮤지컬을 하듯 과장된 팔 휘젓기 동작을 보이자 로이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고개를 휘저었다. 그리고는 그가 레드베일 방에서 나온 게 떠올라서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솔직하게 말해줘요. 보아하니 레드베일 소속인듯한데 설마 거기 들어간 이유도 텐노들 사체를 구하기 위해서...?"
"아뇨아뇨. 그냥 거긴 내 취향이어서 간 것일 뿐이에요. 불타는 거대한 나무와 곳곳에 숨어있는 음침한 요원 들하며 고문 받는 그리니어 병사에 뒤쪽으로는 인페스티드들이 있지요. 아주 멋진 곳이에요. 게다가 나무 손질하는 방법이랑 인테리어 팁도 알려줘요."
로이가 여전히 못 믿겠다는 얼굴로 다시는 다른 분대원들 상대로 실험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알피가 예의 바른 존재긴 하지만 같이 다니다가는 목숨이 여러 개 있다 하더라도 사지가 멀쩡히 남아나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간곡히 부탁하니 알피도 알았다면서 자신의 신념과 의구심을 걸고 다시는 다른 텐노들 상대로 실험을 안 하겠다고 맹세했다. 정말 진심으로. 진심으로 맹세하는 모습을 보니 여전히 드는 의구심을 누르며 로이는 그를 믿어보기로 결정했는데 그 순간이었다.
알피가 로이를 절벽에서 또 다시 밀어 넣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하고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5초도 안돼서 거대한 뭔가가 땅바닥에 쿵하고 떨어진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미친 놈아!!! 다신 안 밀어 넣는다며?!" 화난 목소리와는 정반대로 아주 침착하고 흥미롭다는 목소리로 알피가 답했다.
"다른 텐노들 상대로 안 하겠다고만 했지 당신한테까지 안 하겠다고 맹세한 건 아니니까요!!!!!"
그러고 나서는 제자리에 앉으려는지 발로 자리를 정리하더니 그 자리에 앉았다.
"걱정마요!!! 이번엔 먼저 안 가고 여기 앉아서 기다릴 테니까!!!! ...몇 초 만에 올라오는지도 좀 재보고."
알피의 대답을 듣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건지 절벽 아래쪽에서 욕이 끝도 없이 울려 퍼졌다. 다시는 저런 거랑은 상종 안 한다는 외침과는 반대로 제자리에 앉아서 다음엔 뭘 실험해볼까 고민하는 알피였다.
"빨리 좀 올라와요!!! 할게 산더미야!!!!"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