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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팔굽혀펴기 100회 실시다.”

그제서야 아이들은 잠잠해졌지만, 그 와중에도 조금씩 쿡쿡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서는, 장치를 살펴봤다.

...상당히 숙련된 기술자가 만든 물건으로 보일 정도로 잘 만든 물건이다.

교란 용도로 쓰자면, 다방면에서 사용 가능하겠군.

확실히, 능력은 있는 녀석들이다.

 

...나라도 충분히 미운 스승을 골려먹고 싶었으리라.

그리고 간혹은, 나를 충실하게 따라주는 아이들도 있었다.

조그만 아이의 손에서 빛으로 된 검이 생성되어 뻗어나온다.

“......”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천재에 가까운 실력이다.

가장 어린 아이들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내 진도를 착실하게 따라주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폭주하는 일 자체가 없어졌다.

조금은 초조한 눈길로 아이가 나를 돌아본다. 아버지의 칭찬을 바라는 듯한 표정.

“...잘했다.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 하지.”

“감사합니다!”

그제서야, 아이의 표정이 풀어진다. 조금 더 칭찬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에,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토닥여줬다.

 

결과적으로는, 가을 무렵에는 그 아이들과 제법 가까워진 사이가 되어 있었다.

마굴러스는, 내가 의아해져 이 얘기를 하러 찾아가자 웃으며 그걸 ‘미운 정’ 이라고 불렀다.

....미운 정이라, 지구인들은 이런 것도 정이라고 부르는 건가.

그리고 몇 달 뒤, 겨울. 마굴러스가 다시 나를 불렀다.

“......”

그녀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맑았던 눈동자는 하얗게 변색되어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고, 몸 곳곳에 각종 상흔이 보였다.

....아이들의 능력 탓이다.

“...아이들을 너무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했잖습니까.”

그녀는 허공을 바라보며 약하게 미소지었다.

“저와 당신 말고...모두가 그 아이들을 악마라고 생각해요. 제 연인마저도...제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겠죠.”

“부탁이 있어서 부른 걸로 압니다만.”

그녀가 내 손을 붙잡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내일 단 하루뿐이라도... 저 아이들의 가족이 되어 주세요.”

크리스마스라... 얼마 전부터 아이들이 들떠있다 했더니, 인간들의 명절인가 보다.

“가족...이라...알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난 그 아이들과, 마굴러스에게 마지막 선물조차 해줄 수 없었다.

마굴러스는 이단이란 명목으로 7인 판결을 받아야 했고, 아이들은 어디론가...사라졌다.

최대한 노력해 봤지만, 최정예라고 해도 일개 군인이 간섭할 수 없는 일이였다.

이제야...그 기억이 떠오른다.

아이들.... 그들이, 바로 텐노였다.

이제 와서는 이미 다 지난 일이지만, 단 한 번 뿐이라도.... 그 아이들에게 ‘스승’이 아닌 ‘가족’으로써 다가갈 수는 없었던 것일까.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했어야 할 그 날에...난 최소한의 선물조차 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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