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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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아이들을 찾아갔다.
내 부하들이 저 아이들 탓에 죽은 것은 아니다. 사실, 무리하게 문을 연 내 책임이 가장 컸다.
자신밖에 탓할 수 없다는 ‘절망’이 가장 싫었기에, 차라리 그 절망의 대상을 직접 마주한다면 조금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였다.
마굴러스라는 이름의 그 과학자는 찾아오는 나를 막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나에게 부탁을 했다. 그 아이들에게, 능력을 통제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그리고, 나에게 지령이 떨어졌다.
오로킨 7인 회의. 제국의 최고 권력기관에서 나온 직속명령.
‘그 아이들을, 센티언츠와의 전쟁을 위한 병기로 훈련시켜라.‘
세팔론에게서 메시지를 전달받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이게 맞는 일인가... 7인회의 판결은 지엄했고, 그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은 반역죄와도 같았다. 마굴러스에게는 알려주지 않았을 터다. 그녀는...그 아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한 점의 ‘공포’도 없이.
“....7인회에게 답변을 보내라. 명령에 따르겠다고.”
결국, 난 그 아이들에게 능력을 통제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훈련시켰다. 좋은 가르침을 줄 수야 있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말의 감정 탓일까-‘증오’였을까?-썩 좋은 스승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으으.....”
황금색의 연꽃 문양이 새겨진 단상 가운데에 한 여자아이가 주변으로 에너지를 모은 채 정좌해 있다. 얼마 전부터 그 아이 주변에 간 사람들이 갑자기 기절한다든가, 일시적으로 미친다든가, 환각을 본다든가 등의 현상을 일으켜 내가 따로 맡아 훈련시키던 중이였다.
마굴러스는 애써 본인이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직접 아이들의 능력을 몸으로 받아본 내가 만류했다.
“집중해라! 에너지를 퍼트리지 말고 몸 안으로 끌어당겨!”
여자아이의 손을 잡아주던 내가 외쳤다. 이 정도로 능력을 끌어올렸을 때, 실패할 경우 주변에 끼치는 피해는 어마어마했다. 오로킨이 개발한 강화복을 입었다고 해도, 이 여자아이의 정신파는 강화복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ㄷ...더는...무리....”
아이의 자세가 흐트러진다, 이런.... 결국 폭음과 함께 에너지의 장은 주변으로 방출됬고, 난 고스란히 그 충격파를 몸으로 받아내며 나가떨어졌다.
머리가 윙윙거리며 울린다. 눈 앞에 환각이 몇 개 보이지만, 무시하고 몸을 일으킨다.
아이도 꽤나 힘의 소모가 컸는지, 헉헉거리며 주저앉아 있었다.
거의 성공할 뻔 하기는 했지만, 실패는 실패였다. 전장에서 단 한 번의 실패는 죽음을 부른다. 그들을 엄하게 가르쳐서 최대한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 것. 그게 내가 이 아이들에게, 그리고 마굴러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였다.
“또 실패했구나. 이런 식으로 실패를 계속하느니 가르치는 걸 포기하는 게 났겠군.”
내가 엄하게 말하자, 아이는 씩씩거리더니 수련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밖에서 마굴러스가 아이를 타이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몇 개월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간혹 아이들이 날 보고 쑥덕거리는 걸 보자니, 썩 감정이 좋은 편은 아닌 듯 했고, 실제로 몇 번은 좀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날 골탕먹이려 시도한 일도 있었다.
겹겹이 방호처리된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찰나, 엄청난 폭음이 내 앞에서 터졌다.
“으헉!!!”
급하게 몸을 날리고 난 얼마 뒤에야, 아이들이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일어나보니, 아까 그 소리가 난 곳에 스피커가 달린 작은 장치가 떨어져 있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아이들 중에 유달리 손재주가 좋은 녀석이, 새 기계를 만들어낸 것 같았다.